Marceration

 

Marceration, oil on canvas, 145.5x97cm, 2009

 한번 연습삼아서 구어체로 작품 설명을 적어볼까. 당시 내가 이 그림을 그렸던 이유는 내가 완전히 짓물러지는 과정을 그리고 싶었다. 짓물러진다고 해서 부정적인 의미는 아니고. 짓물러지면서 완전한 진액이 나오는 거지. 진짜 에센스말이야. Marceration을 한국말로는 '침용'이라고 한다. 내가 가라앉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아주 중요한 것을 뽑아내는 과정을 표현하고 싶었다. 
그리고 이것을 그린 두번째 이유는 내 테크닉을 자랑하고 싶었다. 나 이정도 그릴 수 있는 사람이라고. 지금 내가 19살밖에 안됐어도 이정도는 그릴 줄 안다고 과시하고 싶었다. 동나이대중 나만큼 그릴 수 있는 사람이 또 어디에 있겠냐고. 하하 이때는 내가 좀 오만했었다. 그 이후로 수많은 그림을 그렸고 이사를 다니면서 어떤 그림은 불태우고 어떤 그림은 버렸어도 이 그림만큼은 갖고 있고 있다. 이유는 나도 모르겠다. 딱히 아껴서 그런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