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 쉘과 윤아의 이야기
<Chapter 1 쉘과 윤아의 이야기>, 06:43, 2025
1p. ‘여긴 ‘ ‘어디지.’
많은 것이 멈춰있는 곳.
물리적인 영향을 받지 않는 곳,
무수히 많은 진동이 교차하는 곳…’
3p. ’내가 지나가야 하는 곳..!’
4p. ‘하지만 난 여기서 빨리 나가고 싶어. 이 공간은 춥고 무서워’
5p. ‘저건 뭐지? 어쩐지 시선을 잡아끌어’
6p. ‘익숙한 느낌이야. 기시감이 느껴져. 가까이 들여다보고 싶지만 왠지 모르게 불편하군.’
‘외면하고 싶어, 하지만 지켜보고 싶어’
7p. 윤아 : 내가 아빠에게 쇠 후라이팬으로 맞고 기절한 후 일어났을때 아무도 없었어. 나는 학교에 등교하면서 지하철에서 내 신세가 너무 처량해서 울었었어.
8p. ‘그래 이건 어떤 사건들인거야.
그리고 내가 지금 이것을 보고,
기분이 안좋고 슬픈 이유는,
그래,
이것은 나를 이루는 기억의 일부야.‘
9p. 윤아 : 아빠는 나를 자주 때렸었어. 술을 마시고 모두를 죽이겠다고 소리질렀어. 손에 잡히는대로 물건을 부셨어. 나를 자주 때렸어. 나는 아프고 싶지 않았어. 그리고 나는 더이상 고통을 느끼지 않게 됐었어.
10p. 윤아 : 아빠는 술을 마시고 나를 때린 이후에 내가 너라면 자살했다, 왜 계속 사냐 일단 내가 너라면 여기 4층에서 뛰어내렸다, 자살하라고 종용했었어.
11p. ‘여기는 마음의 공간이야
이 사건들은 여기서 급속도로 얼어붙었어.
그래서 너무 선명해.
사건들과 마음이 분리되어 있어.
어떤 파동도 느껴지지 않아 .’
12p. ‘저 여자애를 구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어.
13p. 윤아 : 나는 아빠에게 얻어맞고 너무 무서워서 울었어.
그러다가 나는 과호흡이 와서 숨을 가쁘게 몰아쉬었고
아빠는 내게 오바하지말고 얌전하게 쳐맞고 있으라고 하고 더 때렸었어.
14.
15.
16.
17p. 윤아 : 그때 마음이 조금이라도 살아있다면, 나는 더 살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
내 마음이 온전하게 살아서 제 기능을 한다면 내가 느끼게 될 감각들이 나를 더 아프게 만들 테니까. 매일매일 극한의 폭력이 일어나는 그곳에서 내가 온전한 감정, 심장을 갖고 있다간 마음이 터져서 죽거나 미쳐버리거나 둘 중 하나가 될 거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나는 살아남기 위해 내 마음을 깊은 곳에 숨겨두고 얼려놨었어.
내가 그랬던 이유는 살아서 미래로 가고 싶어서.
18p. 윤아 : 미래는 어른인 내가 있는 곳. 폭력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곳. 평화롭고 따뜻한 곳.
아무리 힘들다고 해도 나에겐 아직 미래가 남아있고, 내 마음대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세상에서 오직 미래만이 내 의지대로 만들 수 있다면 나는 그 미래를 꼭 지키고 싶었어.
그런데 내 마음이 너무 아파서 내가 지금 죽으면 나는 미래와 만나지 못하잖아.
그래서..
19p. 쉘과 윤아는 빙벽들 사이로 천천히 걸어가고 있다.
빙벽들 전체가 흐르고 있다.
20p. 윤아 : 나는 그렇게 몇십 년간 계속 마음을 억누르고 살아왔고 그 시간이 길어지면서 마음을 잃어버렸어. 진짜 마음이 어디 있는지도 모른 채 무감각하게 살아왔었어.
가끔은 이유없이 불안하고 눈물이 났지만 내가 왜 그러는지 정확한 이유를 찾을 수 없었어. 사는 게 원래 이런 건가 싶었고 이러다가 죽던지 말던지 고통은 내가 신경 쓸 조건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그저 목표를 이뤄가는 것에만 신경 쓰고 있었어.
21p. 윤아 : 그러는 사이 내 깊은 곳 어디에선가 무언가가 녹아서 조금씩 흐르기 시작했어. 그 깊숙한 곳에서 나조차 눈치챌 틈 없이 조금씩 희망을 끌어당기기 시작했고, 희망과 온기를 모아서 마음이 조금씩 숨을 쉬기 시작했어.
22p. 윤아 : 내가 아무리 마음을 숨기려고 해도 오히려 온기들이 나를 감싸고
따라오면서 내 진짜 마음이 숨겨진 곳으로 나를 이끌었어.
23p. 윤아 : 그리고 과거의 마음이 조금씩 튀어나왔어.
그때 그 순간, 죽였던 마음이 되살아나는 과정은 너무나 고통스러웠어.
그게 일제히 수면 위로 올라왔어. 상처받았던 마음들이 용암처럼 펄펄 끓었고 너무 뜨거워서 차라리 죽어버릴까 싶었어. 그런데 사실 지금 당장 죽는 것보다 더 진심으로 바라고 원하는 게 있다는 것을 알아챘어.
내내 바랬고 너무나 간절한 게 있었어.
24p. 윤아 : 나는 살아서 언젠가 둥근 울타리를 만들고 싶어.
나를 온전히 보여줄 수 있고 기댈 수 있는 사람에게 사랑받고 싶어.
그리고 사랑을 주고 싶어.
마음껏 사랑해도 혼나지 않는 따뜻한 원, 서로가 서로를 지킬 수 있는 가족을 꼭 만들고 싶어. 그게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었어.
25p. 윤아 : 내 진정한 바람을 알아챈 순간 예전으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했어.
나는 알아 더 이상은 마음을 꽁꽁 얼린 채로 남아있을 수 없어.
26p. 윤아 : 내가 깨어난 마음을 알아차리고 마주하자, 멈춰져있던 시간이 무색하리만큼 마음이 빠르게 피어나.
27p. 윤아 : 이제는 내가 마음과 다시 이어질 수 있는 방법을 알았어.
내가 마음과 하나가 되고 희망을 손에 잡고 온전히 느끼기 위해선 나의 기억 안에 있던 감정들과 대면하고 소화해야 해.
그 기억은 기억대로 있을 거야. 어디 가지 않아.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과거의 마음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마주해야 해. 이제 예전처럼 마음이 없을 때처럼 살 수는 없으니까. 나는 내 마음을 더 소중히 여기고 싶으니까.
더 나아질거야.
28p. 윤아 : 껴안을거야. 나도, 다른 존재들도.
*그림을 그린지 2년 후에야 영상으로 완성했네. 귀찮아서 뒤로 미룬건 아니었고. 음.. 저 때 나름 각오하고 그렸던 것이어서 다시 대면하는 것에는 마음의 준비가 필요했음.
*블로그 외 인스타그램이나 그외 sns에는 전체 영상을 안올리고 부분만 잘라서 업로드할 예정.
6,%202020.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