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il 2024

 어둠은 빛보다 힘이 세다. 위태로운 상황에 처해졌을 때, 강한 의지를 갖고 희망을 품기보다는 절망하는 것이 더 쉽다. 어떠한 의지나 노력 없이도 계속 절망에 빠질 수 있어서다. 그렇게 천천히 잠식하게 된다. 그리고 체념에 익숙해지면 그저 웅크리고 더 나아가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간단하기까지 하다. 어두운 상태에서는 무력한 마음을 편하게 느낄 수도 있다.

그래서 어두움에 익숙해지면 기존의 익숙한 상태를 유지하고 싶기 때문에 새로운 선택에 대한 저항성이 생긴다. 아무리 빛을 원할지라도 이 저항성과 그래도 옳은 판단을 하려는 마음이 치열하게 부딪힌다. 어둠을 바라보는 것에는 별 의지나 노력 없이도 그 늪에 빠질 수 있지만 빛을 바라보려면 의지를 갖고 노력을 해야 한다.

또한 빛에 이르렀더라도 조금만 균형이 무너지면 쉽게 어둠으로 빠질 수 있다. 빛보다 어둠이 더 빠르고, 쉽고, 유혹적이기 때문에. 이토록 바르고 선한 방향을 꾸준히 가는 것이 어렵다. 내가 마침내 균형을 이뤘을지라도 몇 번이고 나를 흔들고 손쉽게 무너트릴 수 있다. 그쯤 되면 어차피 나는 다시 무너질 텐데 이번엔 정말 일어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 회복하는 것에도 큰 에너지가 들어가고 이미 부활하는 과정의 고통을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차라리 영영 포기하고 싶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여전히 선을 바라보려는 이유는 선이 옳아서다.
내가 아무리 불합리한 상황에 처해져서 화가 나고, 폭력에 저항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져서 고통을 느낄지라도 계속 그 감정에 취해선 안된다. 분노는 증오를 낳고 증오는 고통을 낳고 고통은 복수를 떠올리게 하기 때문에. 그리고 복수는 다시 또 다른 복수를 불러오기 때문에. 어둠의 연쇄를 끊어야 함을 상기한다.


그리고 내가 미처 눈치채지 못한 외부의 긍정적인 변화가 이미 일어나고 있을 수도 있다.
얼마 전 가까운 친구와 성경에 있는 홍해의 기적에 대해 얘기했다. 저 멀리 바다 반대편에서 이집트 군이 달려와서 이스라엘 백성이 극도의 두려움과 공포를 느낄 때, 모세가 지팡이를 들자 여호와의 바람으로 기적처럼 바다가 갈라졌다는 내용이다.
나는 출애굽기의 그 구절이 지금 비록 아무리 어두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지라도 믿음과 인내를 갖는다면, 어느 순간 반드시 기적처럼 태양이 뜰 것이라고 느껴졌다. 사람이 내내 밤의 시간에 있다 보면 나는 계속 일이 잘 안 풀릴 테니까 힘들 거라는 생각에 젖기 쉽다. 대부분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생각하니 나는 그런 부정적인 사고방식에 대해 비난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마음은 어떠한 선순환을 이끌고 오는 것 같다. 비록 지금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지라도 마음속에 자그마한 빛을 품길, 상황이 많이 어려워서 자생적으로 빛을 만드는 게 어렵다면 호운의 불씨가 생길만한 운이 다가오길 기도하겠다.


진정으로 빛을 원한다면 빛이 오는 것을 막을 수 없다. 결국에는 선이 이긴다. 결국에는 아름다운 것이 이긴다. 어둠은 빛을 막을 수 없다. 아무리 어둠이 힘이 셀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