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ough the first half of 2023.
*내 얼어버린 감정, 표면 장력 아래서 팔팔 끓고 있던 것들을 조금씩 꺼내볼까 생각 중이다. 내가 여태까지 전개했던 기존의 작업와 잘 융화될 수 있게 만들어서. 이쪽은 이쪽대로, 저쪽은 저쪽대로 동시에 진행해볼까?
*작품은 기합으로 그리는거지! 내가 기 죽어있으면 할 수 있는 것도 못한다. 화이팅 무조건 화이팅!
*작업을 할 때, 나는 신체를 하나의 사물로 생각한다. 신체는 내가 어떤 관념을 표현시키기 위한 도구이자 오브젝트다. 음 내게는 정물화 속의 정물이나 인물화 속의 인물이나 다 똑같은 오브젝트다. 그래서 작품 속 인물이 레오타드를 입었다든지 살색이 많이 보인다고 해서 섹시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내 작품이든 다른 사람 작품이든. 그래서 예술 작품에서 살색이 많이 보인다고 해서 그걸 섹슈얼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사고방식에 놀랐었다. 이걸 한번 알게 되니 내 작품 의도가 아예 다르게 받아들여지는게 싫어서 오해를 완전히 방지하고자 작품에서의 노출을 꺼렸었다. 그래도 작품을 위해 살색을 그리는 게 필요할 때는(순수성이라든지 무해함을 위해) 레오타드를 입히는 방향으로 정했었는데.. 이건 내가 앞으로도 좀 생각해 봐야 할 과제인 것 같다.
*친구가 최근에 내 과거 영상 몇 개를 보내줬다. 2020년에 찍었던 비디오 중 하나다. 원래 그림 그리는 영상이나 작업 영상 한번 찍으면 다시 안 보는 편인데..
2020년에는 손이 점점 갈수록 컨디션이 안 좋아져서 10월부터는 계속 진통제를 먹으면서 그림을 그렸었다. 테이핑 요법은 당연했고,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고 부작용으로 몸이 꽤 부었었다. 내가 울면서 그리는 것을 보니까 기분이 이상하다. 사실 비디오에서 보이는 눈물은 당시 흘렸던 눈물에 비하면 약과일 텐데 하핫.. 내가 죽기 살기로 그림을 그렸던 게 안타깝기도 하고, 그래서 내가 저 때 저렇게 아파서 지금 얻은 것은 어떤 것일까 싶기도 하다.
지금은 그때처럼 손이 아프진 않다. 왜냐하면 하루에 그림 그리는 시간을 제한해서 그리니까. 작업 사이사이에 어느 정도 쉴 텀을 만들어 놨다. 시간적 여유를 갖고 그리려고 많이 노력하는 편이다. 그러지 않으면 너무 그림을 그리는 것에만 파고들어서 쉬는 거나 밥 먹는 것을 잊으니까. 예전처럼 나 스스로를 몰아가지 않으려고 한다. 나는 전에 비해 어느 정도는 욕심을 내려놓은 것 같다. 외부의 평가는 내가 어떻게 컨트롤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알고 있으니까. 내가 계속해서 만들어간다면 언젠가 좋은 평가가 따라오겠지. 나는 외부의 평가나 결과보다는 내 작업을 발전시키는 것에 더 집중하고 싶다.
*공적인 데서 말을 하는 것이 무섭다. 말을 꺼냈다가 혹시나 타인에게 비난을 받을까 봐 무척 조심스러워진다. 내가 정말 평범한 얘기를 해도 말의 꼬투리를 잡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어떤 발언을 한다고 해서 타인의 생각의 배설을 감내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닌데.. 사람들은 가끔 너무할 때가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지키고 싶은 것들을 위해 주장을 해야지
*시대정신이 바뀌면 우리가 여태 진리라고 여겼던 것조차 뒤집어져. 단편적인 사고부터 전체까지 전부다. 그렇다고 해도 난 내 의견이 어떻게 평가될지 두려워서 말을 안하진 않을거야. 내가 지켜야 한다고 여기는 것들을 뚜렷하게 말할 거야. 난 나와 상관없다는 듯이 멀찍이 앉아서 지켜보는 사람보다는 차라리 신념 있는 괴물이 되겠어.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일조할 수 있는 사람. 내가 생각하는 가치는 여기에 있어.
*꽃을 선물받으면 결국 그 아름다움이 시드는 것을 보게 될 거야. 나는 꽃다발을 선물받기보다는 들판에 핀 꽃을 함께 바라보고 싶어. 그 순간은 영원할 거야. 그 꽃에 마음과 저녁노을과 젖은 흙냄새와 지평선 위의 구름의 한 부분이 담겨있기 때문이야. 평생을 기억할 거야
*바다가 나를 부른다.
*하반기에는 여태까지 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일을 해보고 싶다. 영역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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