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갈 수 있는 힘을 남겨두지 않는 게 어떤 것인지 이제서야 깨달았다. 다시 돌아갈 힘까지 모조리 다 소진해야 겨우 해낼 수 있는 일도 있다. 내가 택한 길이 이런 경우였다. 문장으로는 알고 있었지만 그게 정말 어떤 의미인지 온전히 통감하지 못한 채로 머리에 적당히 맺혀있다가 지금에서야 실감했다. 손끝이 저려왔다. 여태 걸어온 길 이상으로 앞으로의 길을 걸을 시간이 아주 무상하게 느껴져서 아득했지만 망설일 시간 채 남겨있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