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eathe in fresh air



 나는 연초에 그해의 작업 목표를 설정하고 그에 맞춰서 세부적인 계획을 짜는 편이다.

그러기 위해서 먼저 작년에 설정한 계획 일정을 어느 정도로 이뤘는지 점검을 한다. 

예를 들면 작년에 이런 부분은 힘들었고, 이런 부분은 생각보다 수월했다 이런 식으로 체크를 하면서 내가 견딜 있는 범주를 알아간다고 해야할까.. 나를 객관적으로 파악해야 스스로의 한계치를 늘려가는 가능한 같다. 그러다 보니 새삼 작년 노트에 구절이 눈에 띄었다. 


여름은 잔인한 계절이다. 불면의 여름 밤은 깊어갈 수록 나는 점점 막다른 곳으로 몰렸다. 그림을 그리는 동안 많은 생각을 했다. 이제 그만 편해져도 되지 않을까, 쉽게 사는 방법으로 가는 어떨까 싶었다. 중요한 곳에서 번번이 떨어질 때마다 마음이 너무 쓰렸고 짚이는 이유들은 대개 나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 것들이었다. 차라리 나에게서 떨어진 이유를 찾고 부족한 부분을 개선하는게 쉽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언제까지 나임을 증명해야 할까.. 이제는 정말 지쳤고 다시 일어나기 어렵다고 생각했을 차라리 죽는게 낫겠다고 여겼다. 그러다가 홀연히 산에 올라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야밤에 혼자 산에 올라가는게 무섭지 않았다. 몇시간을 내리 걷다가 위에 앉아서 저린 발바닥을 주무르며 지난 십몇년간 수없이 공부하고 그리던 시간을 떠올렸다. 처음부터 쉬운 길일거라는 기대는 하지않았다. 그래서 위험과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달라고 기도하기보다는 어떤 상황에 처해도 두려워하지 않고 고통을 이겨낼 심장을 달라고 기도했었다. 그러니까 괜찮지않아도 괜찮아야 한다. 조금 버텨야한다. 지금은 밤과 실패가 영원히 지속될 것처럼 느껴지지만 언젠간 시간도 끝이 난다. 끝은 내가 만든다. 내가 천하를 버릴지언정 천하가 나를 버릴 없다.’


나는 여태까지 얼마나 많은 고비를 지나며 지금까지 왔던 것일까. 그래서 그런지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 전에 유달리 걱정이 많고 온갖 경우의 수를 생각해서 미리부터 겁먹을 때가 있다. 물론 모든 일에 만전을 기해서 항상 베스트 오브 베스트만 만들어내려는 성향 탓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겁먹을 필요는 없다. 막상 일을 시작하면 생각했던 것만큼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 때가 많고, 혹여 어려운 일이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잡고 늘어져서 기대하던 이상의 결과를 만들었다나는 주어진 것은 반드시 해내는 사람이다그러니 이제는 내가 이뤄낸 가치와 안의 힘을 믿고 가뿐하게 달려가고 싶다 유연하고 부드럽게 !